티스토리 뷰
목차
보랏빛 바다 위를 걷는 그 기분, 직접 느껴봤습니다. 전남 신안군 퍼플섬에서 보내온 하루를 이야기로 전해드릴게요. 아래에서 확인하세요.
보랏빛 섬에 다녀온 어느 하루
“요즘 왜 이렇게 답답하지?”
휴대폰 화면 속 여행지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다가, 그날은 정말 아무 계획도 없이 차에 올라탔습니다. 목적지는 ‘퍼플섬’. 이름부터 이상하게 위로가 되는 곳이었죠.
목포에서 몇 시간 달렸을까요. 자은도, 암태도를 지나 안좌도로 들어서자 길은 조금씩 좁아지고, 도로 옆엔 드문드문 보라색 조형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. ‘퍼플섬 1km’. 그 표지판 하나가 그렇게 설렐 줄은 몰랐죠.
섬 입구에서 입장권을 끊는데, 직원이 웃으며 말합니다.
“보라색 옷 입으셨네요~ 할인입니다!”
그 말에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천천히 퍼플교를 걷기 시작했습니다. 바다 위를 걷는 1.4km의 길. 바람은 선선했고, 물결은 잔잔했고, 옆 사람들의 얼굴엔 모두 미소가 떠 있었습니다.
사실, 그냥 걸었을 뿐인데요. 지금 생각해보면 ‘내가 바다 위를 걷고 있다’는 감각 자체가 이상하게 마음을 정화시켰던 것 같아요.
보라색에 진심인 마을
퍼플섬의 마을은 정말 ‘보라색’에 진심이더군요.
보라색 자전거, 보라색 우체통, 심지어 가게 간판도 모두 같은 톤으로 맞춰져 있었어요.
그 중 한 작은 집 앞, 라벤더가 가득한 꽃길에서 사진을 찍는데 어느새 제 표정도 환해져 있더라고요.
그날은 아무 생각 없이, 말없이, 그냥 그렇게 걸었습니다.
누군가는 "그게 뭐 대단하냐"고 하겠지만 그 조용한 감성, 그리고 이질감 없는 색감 속에서 머릿속에 있던 복잡함이 조금씩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.
조용히 위로해주는 섬
퍼플섬은 그냥 예쁜 관광지가 아니에요. 누군가를 위로할 줄 아는 섬이에요. 어디선가 지친 마음을 조용히 받아주는, 묵묵히 곁을 내주는 그런 섬입니다.
만약 요즘 "어디든 떠나고 싶다"는 생각이 들었다면, 그 시작을 퍼플섬으로 해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.
지금 당장 멀리 가지 않아도, 국내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걸, 저는 퍼플섬에서 처음 알았습니다.
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에게, 잠시라도 고요하고, 색다른 하루가 필요하다면 이 섬을 추천합니다.
아무 말 없이 당신을 감싸주는 이 보랏빛 섬에서, 당신도 스스로를 다시 채워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.